1862년 원작 초판본에 실린 에밀 바야르(Émile Bayard)의 판각화 중, 헐벗은 어린 코제트가 자기 몸의 몇배는 되는 빗자루를 들고 마당을 쓸고 있는 이 그림은 레 미제라블을 대표하는 이미지라고 할 수 있다. 작품의 주인공은 장발장이고, 작품이 미리엘 주교-장발장-자베르로 대변되는 구도를 갖고 있다다고 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레 미제라블의 얼굴은 언제나 코제트였다. 코제트는 어떠한 인물인가. 코제트가 한 것이 대체 뭐가 있다고. 학대받는 어린이에서 유순한 딸로, 아름다운 여성으로서, 테나르디에에게서 장발장으로 장발장에서 마리우스로 그녀의 소유가 바뀌었을 뿐. 그녀의 운명은 줄곧 다른 사람의 손에서 결정되었다. 하지만 과연 그것이 전부일까. 과연 코제트는 가여운 어린아이라서, 비참한 사람들이란 제목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동정심 때문에 레 미제라블의 대표 이미지가 된 것일까. 아니다.
외프라지 "코제트" 1815년 생
코제트는 팡틴의 딸이었다. 원래의 이름은 외프라지로 코제트는 "작은" 이라는 뜻으로 어머니 팡틴이 지어준 별명이다. 팡틴은 사생아로 코제트를 낳았고 뒤에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당시 머물고 있던 여관의 주인 테나르디에게 코제트를 맡겼다. 테나르디에의 여관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면서 마치 모진 학대와 멸시를 받아면서 자랐다. 테나르디에의 집에서 보낸 5년 동안 코제트는 "마르고 창백했으며, 겉에는 누더기를 걸치고 있었다. 손은 동상에 걸렸고 곳곳에 멍이 들었다. 얼굴 전체에 두려움이 가득했다."고 묘사된다.
코제트의 어머니 팡틴의 부탁으로 테나르디에의 여관으로 찾아온 장발장은 팡틴이 지고 있다고 - 테나르디에가 주장하는 - 빚을 포함해서 모두 1,500 프랑을 지불하고 코제트를 데려 왔다. 테나르디에의 여관을 떠난 뒤 코제트는 장발장을 따라 파리로 왔다. 뒤에 자베르가 추격해오자 장발장과 코제트는 다시 도피해야 했다. 도망치던 중 두 사람은 한 수도원 - 프티 푁피스 수도원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곳의 정원지기 포슐르방은 이전에 장발장이 마들렌 시장으로 있었을 때 받은 은혜를 기억하고 그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한다. 코제트는 수도원의 기숙사에서 살게 되었고 형식상 포슐르방의 딸이 되어 "포슐르방"이라는 성을 받았고, 장발장은 포슐르방의 형이 되었다. 코제트가 14세가 되었을 때 그들은 수도원을 떠났다. 왜냐하면 코제트가 장성한 뒤 자신에게 인생을 알게 될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원망할까봐 장발장이 걱정하였기 때문이다.
코제트는 어린시절에 대해 희미한 기억을 갖고 있다. 하지만 테나르디에 부부에 대한 끔찍한 인상은 남아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친어머니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다. 다만 어렴풋하고 막연한 상상만을 갖고 있으며 코제트는 가끔 자신의 어머니에 대해 장발장에게 물어보았지만 장발장은 대답하지 않았다. 어느 날 코제트는 자신의 어머니가 천사처럼 그리고 성인과도 같은 그런 모습으로 등장하는 꿈을 꾼 적이 있다. 이에 대해 장발장은 그녀의 어머니에 대해서 짧게 "무척 고생을 하셨으니까"하고만 대답해 주었다.
어렸을 때의 코제트는 무척 야위었고 창백하였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녀가 "못생겼다"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장발장의 보살핌 아래에서, 평화롭고 온화한 분위기 속에서 점차 성장하였고 마침내 아름다워졌다. 어느날 코제트는 자신이 "아름답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동시에 여인으로서의 모습을 갖춰 나가게 되었다. 이 시기에 그녀는 마리우스를 만나게 된다.
코제트가 성장한 이후 그녀는 마리우스와의 사랑에 빠졌다. 두 사람, 금욕적인 삶을 살아온 사람(마리우스)과 금욕의 생활에서 자라난 사람(코제트)은 서로의 존재를 깨닫게 된 이후 빠르게 사랑을 느끼게 되었는데, 장발장은 처음 마리우스의 존재에 위기감을 느끼고 영국으로 이주하려고 하였다. 하지만 혁명의 물결에 휩쓸리게 되면서 결국 마리우스는 장발장과 코제트 두 사람 인생의 일부가 되었으며 장발장은 그의 존재를 인정하고 코제트와 결혼하는 것을 받아들이게 된다. 마리우스와의 결혼을 인정한 뒤 장발장은 마리우스에게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고 코제트를 마리우스에게 맡기고 떠난다. 뒤에 장발장이 베푼 헌신을 알게 된 마리우스는 코제트를 데리고 장발장을 찾아가 사죄하였고 두 젊은 부부의 기도 속에서 장발장은 죽음을 맞이한다.
때로 코제트는 수동적이며, 의존적인 인물로서, 텅 빈 인물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그녀의 인생은 항상 다른 누군가로부터 독립되어 존재한 적이 없었다. 처음에는 팡틴의 딸이었다가, 테나르디에게 학대를 받는 가엾은 아이로, 장발장의 사랑과 보호를 받는 유순한 딸이 되었다가 성장한 이후에는 마리우스의 구애의 대상이 되어 그의 아내가 된다. 때문에 혹자는 그녀가 가부장제의 화신이며, 조용하고 침묵하기만 하는 단지 아름다운 조각상과도 같은 존재일 뿐이라고 비난을 한다. 동시에 그녀는 레미제라블 세계의 악독하고 증오에 찬 악당들로부터 질투와 미움을 받는 - 그들과 정반대의 위치에 서 있기 때문에 - 인물이다. 테나르디에 부인은 코제트를 처음 본 순간 본능적으로 이 "밝고 화사한" 여인을 미워했다.
'Review > Film'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설국열차(Snowpiercer, 2013) (0) | 2013.09.15 |
---|---|
마이 페어 레이디(My Fair Lady, 1964) (0) | 2013.03.28 |
난징! 난징! (삶과 죽음의 도시 City of Life and Death, 2009) (0) | 2013.01.22 |
영화 클로버필드 You can' just drink six! (2) | 2011.05.26 |
파수꾼 (Bleak Night, 2010) (0) | 2011.03.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