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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Film

파수꾼 (Bleak Night, 2010)

by Mr. Trollope 2011. 3. 8.
왜 우리들은 상처를 겪지 않고서는 배우지 못하는 것일까



2011년이 이제 겨우 3개월도 지나지 않았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나온 영화들을 모두 놓고 보면, 이 영화가 "2011년 최고의 발견"이란 찬사를 받는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3명의 가장 친한 친구들이 있었다. 그 중 한명이 죽었는데 나머지 두명 중에서 한명은 전학을 갔고, 나머지 한명은 자퇴를 하고 친구의 장례식에도 오지 않았다. 이들의 우정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언뜻 보기에는 영화 <친구>와도 닮은 구석이 있다. 친한 친구 3명. 둘도 없는 우정이 파멸로 치닫는다는 것. <친구>가 부산을 배경으로 하고 이 영화가 인천을 배경으로 한다는 점까지도 넣어줄만 하다. 하지만 그것을 빼면 이건 <친구>와는 비교도 할 수 없다. 사시미로 친구를 찌르는 조폭을 친구로 둔 사람이 몇명이나 될까? 하지만 이 영화의 이야기는 바로 나의 이야기다.

이 영화의 스토리 전체를 모두 경험해 봤을 사람은 드물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의 부분 부분을 이어주는 이야기는 누구나 경험해 봤을 이야기이다. 친구와의 행복했던 시간, 실망, 따지기는 하는데 말할 수 없는 먹먹함. 누구나 그런 경험을 갖고 있다. 친구 중의 한명이 죽고, 그의 아버지가 아들의 친구들을 찾아보게 되면서 각자가 하나씩 갖고 있던 이야기가 이어진 것이 이 영화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그렇다. 이건 바로 우리의 이야기다.

우리에게 친구란 어떤 존재일까. 누구보다도 잘 안다고 생각하고 누구보다도 잘 이해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어떠한 상황에서도 나를 믿어줄 수 있는 사람들. 그렇기 때문에 서운하면 실망하고, 화가 나지만 따져 물을 수 없는 그런 답답한 상황. 말을 하지 못하고 서로 화만 내다가 사이가 멀어지는 그런 이야기.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또 상처를 받게 되는 것이 바로 친구란 사이 아니었냐 말이지. 어디서부터 꼬인 것인지 알수는 없는데, 결국은 그 친구와 멀어질 수 밖에 없었던 이야기. 이정도면 누구나 이 영화에 공감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래는 영화 트레일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