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1 설국열차(Snowpiercer, 2013) 평소에 봉준호감독을 그다지 높게 평가하지 않기 때문에 사실 이 영화를 보고 싶은 마음은 별로 없었다. 살인의 추억이 좋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게 내 인생의 영화다 뭐라 할 정도는 아니었고, 그 뒤에 나온 영화들 이를테면 괴물과 같은 영화는 내가 보기에 좀 불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정말 좋았다. 겨울철에 개봉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17년 동안이나 달릴 수 있는 열차가 존재하느냐 따위의 질문은 건너뛰자. 혹자는 이 영화의 계급혁명적 상징성이 불편하다고 말한다. 내게는 의문이다. 이 영화에서 머리칸의 승객들이 꼬리칸의 승객을 착취해서 생활한다는 어떠한 암시라도 들어 있던가? 이 영화에서 머리칸의 승객들이 누리는 행복이 꼬리칸의 승객들의 희생을 전제한다는 어떠한 단서라도 나타난 적이 있었나?.. 2013. 9. 1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