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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탐방 - 고려대 사학과 과사조교를 하던 시절이었다. 중학생 한명이 전화를 해서 방학숙제로 대학탐방을 하고 인터뷰를 해야 한댔다. 오라고 했더니 정말 왔다. 나, 하늘이, 보라 누나 3명이서 진행한 인터뷰. 당시 하늘이는 조교가 아니었기 때문에 여기에는 등장하지 않는다. 위의 내용은 모 중학교의 다음 까페에서 발견한 것이라고 한다. 파란색은 선생님의 첨삭 내용. 일단 저 학생에게 미안하다고 말해주고 싶다. 당시는 발표 준비에 치어서 정신이 없었고, 모든게 비관적으로 보였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메일을 보내서 실수를 보완하고 다시 조언을 해주고 싶다. 그리고 한가지 더 사학과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고고미술사학과를 생각했다면 그건 더 큰 판단미스니까. 차라리 한국사학과를 지망하길 바란다. 2011. 1. 18.
논문 한 편 예전 안암에서 본 일이다. 늙은 대학원생 하나가 교수연구실에 가서 떨리는 손으로 누런 색 소프트 커버 논문 한 편을 내 놓으면서 "황송하지만 이 논문이 못쓰는 것이나 아닌지 좀 보아 주십시오." 하고 그는 마치 선고를 기다리는 죄인과 같이 지도교수의 입을 쳐다본다. 지도교수는 대학원생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논문을 이리저리 펴보고 '좋소' 하고 내어 준다. 그는 '좋소'라는 말에 기쁜 얼굴로 논문을 받아서 가슴 깊이 집어 넣고 절을 몇 번이나 하며 간다. 그는 뒤를 자꾸 돌아보며 얼마를 가더니 또 다른 교수연구실을 찾아 들어갔다. 품 속에 손을 넣고 한참 꾸물거리다가 그 논문을 내어 놓으며, "이것이 정말 학위를 받을 수 있는 논문이오니까?" 하고 묻는다. 교수도 호기심 있는 눈으로 바라보더니, "이 .. 2010. 11. 23.
고연전 그리고 일상 1. 고연전 기간이다. 나의 1학년 시절은 그닥 생산적이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고연전은 내게 가장 즐거운 기억이었다. 혹자는 말한다. 집단의 광기에 휩쓸리는 것이 불편하다고.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그 사람은 한번도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러 가본 적이 없단 말인가? 이것도 비슷하다. 이것은 열정이고 환희이다. 경쟁하는 두 대상 중에 한가지에 애정을 쏟고 그들이 승리하기를 바란다. 선수와 나의 정신이 일치하는 느낌, 경기를 하는 사람과 응원을 함께 하는 사람들이 모두 '우리'로 맺어져 있다는 감각. 환희와 열정, 그것은 경기장을 함성으로 뒤덮는 것이고 모두에게 희열을 주는 것이다. 게다가 가장 좋은 것은 그들도 우리를 사랑한다는 점이다. 야구로 예를 들어보자. LG가 이겼다고 해서, 두산이 이겼다고 해서.. 2010. 9. 27.
명 인종 홍희제 인종(仁宗) 홍희제(洪熙帝) 주고치(朱高熾). 1378-1425. 명 조 4번째 황제로서 영락제(永樂帝)의 장자로 태어났다 영락(永樂) 2년 (1404) 황태자가 되었으며 영락 22년 (1424) 제위에 올랐다. 이듬해 연호를 홍희(洪熙)로 정했다. 재위 기간은 1년에 미치지 못하였으나 홍희제가 마련한 정책과 업적은 뒤를 이은 황제들이 수성을 이룰 수 있는 기틀을 닦았다는 평을 받는다. 주고치는 1378년 8월 16일 명 성조(成祖) 영락제(永樂帝)의 장자로 모친은 서황후로써 개국공신이었던 서달(徐達)의 딸이다. 그가 태어났을 때 그의 아버지인 연왕(燕王) 주체(朱棣)의 나이는 겨우 18세였다. 주고치는 어릴 때부터 학문과 문예를 좋아하여 그가 비록 활쏘기 등의 무예에도 남다른 재주를 보이기도 했지만, .. 2010. 8.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