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에 대한 이 뻔뻔한 찬사는 옛날 박상수 선생님의 수업시간에 읽었던 글을 떠올리게 했다. 그것은 중국의 근대에 우유가 도입되는 시도와 그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 그리고 극복하는 내용이었다. Susan Glosser의 이 연구는 家庭星期의 광고가 어떻게 우유의 소비를 촉진시켰고 그래서 우유가 어떻게 중국인의 생활 속에 자리를 잡게 되었는가의 과정을 보여준다.
우유를 마시는 것은 근대의 대다수 중국인에게는 새롭게 습득되어야 하는 습관이었다. 그래서 가족의 일상적인 식료품의 하나로 우유를 포함하는 결정을 내리도록 주부들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그들에게 지식과 혁신을 부여해야 했다. 여성에게 익숙하지 않은 제안은 그만큼 충분히 현명하고 사려 깊은 선택인 것처럼 변형되었다. 통통한 아기들과 흘러넘치는 우유병의 이미지들이 저널의 페이지들을 장식했다. 또한 “과학적인” 육아와 가족 경제와 관련된 조언들과 같은 정보가 제공되었다. 광고는 여성이 가족 구성원들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우유를 단순한 음식이 아닌 과학, 경제 등의 것까지 다방면의 영역인 것으로 묘사하였다. 또한 우유는 멋지게 잘 차려입은 여성에 의해서 훌륭히 관리되는, 번영하는 도시 가족의 행복한 이미지의, 이상적인 것과 연결되어 묘사되었다. 소비자는 가정에 남겨지고 버려진 여성이 아니라 가족을 책임지는 아내와 어머니로서, 지성과 이성의 담지자로 그려졌고, 우유의 규칙적인 소비는 단지 아기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가족 구성원 모두의 건강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유의 도입은 새로운 가정 관리 시스템의 도입을 통해 이루어졌다.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는 상품을 파는 사람들과 전혀 새로운 상품을 팔려고 하는 사람들은 전혀 다른 종류의 도전에 직면했다. 만일 누군가가 새로운 어떤 것을 취급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그는 상품의 기능을 설명하고, 그 상품의 적당한 사용, 장소, 방식을 정당화해야만 했다. 물론 상품 그 자체가 문화적인 변화를 이끈 것은 아니다. 그들은 사람들에게서 용도를 찾았고, 그것이 발견되면, 사람들의 생활방식을 변화시켰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변함없이 이국적이고 색다르며 매혹적인 수입품이 중국인의 삶 속에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현대 한국에서의 커피가 우리의 일상이 된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그것이 도입되는 과정에서는, 그것이 판매가 되기 위해서는 마찬가지로 그것이 설득되는 과정이 있었을 것이다. 우리가 알지 못했던 무언가가 삶 속에 들어오는 과정은 단순한, 자연스러운 그런 것이 아니라 그것은 충돌과 타협, 설득과 적응의 과정이다. 커피가 미드를 통해 들어왔건 공항을 통해 들어왔건 그 세부는 알지 못하지만. 지금 우리의 커피는 과거의 차문화와도 다르고, 다방에서 마시던 커피와도 다른 것이니, 이건 분명 새로운 현상이다. 여기에도 아마 비슷한 과정이 있지 않았을까.
Susan Glosser, "The business of family: You Huaigao and the commercialization of a May Fourth ideal", Republican China (April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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