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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 Fever

캐릭은 화려한 선수가 아니지만 충분히 찬사를 받을 자격이 있다

by Mr. Trollope 2013. 4. 4.



 맨유가 이번 시즌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에서, 그리고 최다 승점기록을 갱신하거나 거의 근접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 시점에서, 수많은 (언론매체 및 축구 팬들과 같은) 사람들이 여전히 맨유의 선수들을, 특히 과거의 베스트 팀과 비교하면서 그들을 평가절하하고 있다는 사실은 참으로 우스운 일이다. 아마도 이것은 지금까지 44경기를 출전했던 이 선수들에 관해 - 그들을 헐뜯고 싶어서거나, 아니면 그냥 시류에 편승하고자 하는 사람들 때문이거나, 아니면 그냥 단순히 싫어하기 때문에 생긴 - 몇몇 다른 문제와 관계가 있는 것 같다. 아니면 호날두를 비롯한 몇몇 선수들이 떠난 이후 그만큼 경기장을 지배하는 포스를 내뿜는 선수가 없었기 때문에서 였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들은 이번 시즌동안 지금까지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었고, 지금껏 그들이 받았어야 함에도 그러하지 못했지만, 마땅히 찬사를 받아야 한다. 

 현대는 이른바 아름다운 축구의 전성시대다. 여기서 말하는 ‘아름다운’ 축구란 높은 점유율, 그리고 기교가 많고 화려한 선수들로 하는 축구를 가리킨다. 이들은 관중을 열광시키고 주로 공격적인 플레이를 즐기며 엄청난 – 때로는 너무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 찬양을 받는 선수들이다. 반면에 팀 플레이어들 – 맨유가 특히 많이 보유하고 있는 – 이들은 과소평가되기 십상이며 일반적으로 ‘중위권’ 팀에 있을 법한 선수들이란 평가를 받곤 한다. 맨체스터 시티는 실바-나스리-아구에로 등등과 같은 스타들을 데리고 지난 시즌에 우승을 차지하였을 때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들 중 상당수가 당시에 잘나갔지만 이번 시즌에는 기대 이하의 활약을 보여주는데 반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이번 시즌에도 지금까지 승승장구하며 다른 팀들을 박살내고 있다. 

 맨유가 아무리 잘나가던 시즌에도 항상 미디어, 그리고 다른 팀의 팬들 그리고 심지어 같은 맨유팬들 조차도 팀의 핵심선수를 믿지 못하고 불신하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 루니, 발렌시아, 나니, 카가와는 특정한 이유 또는 다른 몇가지 이유 때문에 그들이 - 보여주는 활약에 비해 - 충분한 능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루니가 이번 시즌에 보여주고 있는 인상적인 골-어시스트 기록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만약 그들이 하는 말이 맞다면, 이번 시즌 맨유라는 팀이 이렇게 잘나가고 있는 이유는, 맨유가 갑자기 새로운 방식의 축구 모델을 발명했다거나 또는 그렇게 허접한 선수들을 갖고도 이렇게 놀라운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에 마땅한 찬사가 내려져야 마땅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지금 15점차로 2위팀을 제치고 선두를 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들은 자기가 틀렸다는 사실을, 지금까지 자신들의 저지른 실수 - 데 헤아, 하파엘, 에반스나 캐릭이 맨유에 어울릴 정도로 훌륭한 선수가 아니다 라고 단정했던 것과 같은 그런 실수 - 를 인정하기엔 그 사람들은 자존심이 너무 강한 것 같다. 지금껏 그 사람들이 에브라, 퍼디난드, 웰벡, 클레벌리에게 그랬던 것처럼, 그들은 항상 맨유의 선수들을 부정적인 태도로 바라보았다. 하지만 이 선수들은 이번 시즌 굉장히 인상적인, 아마도 곧 이번시즌 우승을 차지할 것이 유력한 매우 단단하고 강력한 팀을 만들어낸 핵심 선수들이다. 물론 반 페르시와 같은 경우도 있다. 그는 위에서 말한 선수들과는 경우가 좀 다른데, 왜냐하면 그는 유나이티드에 합류하여 다른 맨유의 선수들처럼 평가절하당하기 전부터 높은 명성과 평가를 받고 있었고, 때문에 최근에 그가 보여주고 있는 저조한 활약과 부족한 득점에도 불구하고, 이번 시즌 그가 보여준 놀라운 활약 때문에 아무도 그를 낮게 보지 않기 때문이다. 여전히 유나이티드를 싫어하는 반-맨유 팬들은 그를 숭앙하는 것 같지만 (본인 역시 그가 아스날에 있었을 때부터 그를 인정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화려한 선수가 맨유에 합류한 것이 이번 시즌의 맨유를 화려하게 만들어준 것 같지는 않다. 

 여기, 캐릭이 있다.  지난 여름 피를로를 신나게 빨아제낀 이후 사람들은, 이른바 축구 팬들이나 자칭 축구 전문가들은 그제서야 캐릭이 의외로 굉장한 선수란 것을 깨닫게 된 것 같다. 이번 시즌 다른 어떠한 선수들보다 더 많은 전진패스를 날리고 있으며, - 논쟁의 여지가 있긴 하겠지만 - 유나이티드에서 가장 확실한 스타팅 멤버로 꼽히던 그가, 이제서야, 마침내, 이른바 축구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인정을 받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가 팀에 기여하는 가장 큰 공헌은, 가로채기, 태클, 클리어링, 블로킹 등, 그의 수비력이다. 분명 레딩은 유나이티드를 맞이하여 꽤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만약 우리가 캐릭이 더 좋은 선수라는 말을 꺼낸다면 이른바 보통 축구팬이라는 사람들이 절대 가만히 듣고만 있지는 않을꺼라고 장담한다. 이렇게 매우 기본적인 축구 플레이에 충실한 선수들이야말로 정말로 뛰어난 선수라는 사실은 바르셀로나와 같은 팀을 상대로했을 때가 아니면 잘 드러나지 않는 법이다. 

 유나이티드는 이런 선수들 - 다른 팬들이 좀처럼 인정하지 않는 선수들, 좋은 선수가 아니라는 낙인이 찍힌 선수들 - 로 넘처나는 팀이다. 이런 경우는 이미 숱하게 있었다. 마틴 립튼은 이번 시즌이 시작되기 전부터 이미 하파엘과 에반스는 유나이티드의 클래스에 어울리는 선수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바로 에브라가 왼쪽 측면에서의 자신의 자리를 굳건히 차지하기 전의 18개월 동안 그가 의심의 눈초리를 받았던 것과 똑같다. 이와 비슷한 경우는 또 있다. 바로 리오 퍼디난드 역시 셀 수 없이 많은 경우에 그가 "유나이티드에서의 경력은 끝났다"라는 비난을 받아 왔다. 하지만 그는 여느 때와 같이 돌아왔고 그가 늘 그러했던 것처럼, 그가 늘 해왔던 것처럼 활약을 보여주었고 그는 아직까지도 유나이티드의 주전이다.



"방출 대상 : 린데가르트, 발렌시아(실력이 퇴보함), 웰벡(그를 내쫓는건 슬프지만), 

안데르손, 하파엘, 긱스(늙었다), 뷔트너, 에반스, 플레쳐(건강 문제)"


마틴 립튼, 2013.01.11



또한, 유나이티드가 이렇게 놀라운 성적을 내고 있는 핵심 플레이어는 아직도 진가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으며, 그 선수는 마땅히 데 헤아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지금 세계는 레알 마드리드와의 챔피언스 리그 경기 이후 이제서야 그의 가치를 알아채고 있는 것 같긴 하지만 아직도 이번 시즌 대부분의 경기에서 그만큼의 활약을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은 아직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그는 이번 시즌에 별로 실수를 저지르지도 않고 가장 최근의 실수는 2013년 1월에 있었고 지금까지 매경기 선발로 출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실수가 없다. 그 외의 수많은 이름없는 그리고 훨씬 더 많은 경험을 가진 골키퍼들이 훨씬 더 힘든 한 해를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과 비교해보라.


물론 웰벡과 클레벌리 역시, 왜 이 선수들을 찬양하는 칼럼은 왜 없냐고 할지 모르겠다. 이 선수들 중 어느 누구도 올해 "올해의 선수상"을 받을 후보에 오르지는 못하겠지만, 이번 시즌 그들의 활약은 분명 핵심적이었다. 어느 정도는 클레벌리는 계속해서 나아지고 있고, 지난 시즌에 심각한 부상을 당한 이후로 점점 유나이티드의 경기 속도와 플레이에 적응해하고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안데르손이 점점 제외되어가는 추세에서 다른 중앙 미드필더가 폼이 완전하지 않거나 또는 부상을 당했기 때문에 그가 캐릭과 함께 안정적으로 선발 명단에 들어가고 있을 뿐이다. 당근, 그는 괜찮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그의 꾸준함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있긴 하지만, 그가 이번시즌에 없었다면 유나이티드는 심각한 문제를 만났을 것이다. 이러한 평가는 대니 웰벡에 역시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 다른 측면 플레이어들이 부상을 당하거나 또는 기타의 이유로 제외가 될 때마다 측면에서 플레이하고 있음에도, 그는 다른 스트라이커 - 역주: 예를 들면 치차리토라든가 - 가 하는 것 만큼 충분한 골과 어시스트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팀의 설적을 위해 충분히 자신을 희생하며 플레이하고 있고 이러한 점은 빅매치일 때 더욱 잘 드러난다. 


 한 시즌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보냈는가 하는 기준은 그 해에 클럽이 우승 타이틀을 따냈는가의 여부로 정의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외부의 다른 팬들이 보기에는 별로 화려하지도 않은 유나이티드가 시즌 우승을 차지할 것 같다는 사실은 의아할지 모르겠다. 우리가 가진 최고의 선수들이 단지 "빅네임"도 아니고 또 "화려한 플레이어들"도 아닌, 그냥 축구를 잘하는 선수들일 뿐이라는 사실은 현재의 이러한 상황을 더욱 더 빛나게 한다. 우리는 아마도 메시나, 호날두나, 아자르, 마타 실바, 카졸라, 심지어... 심지어... 수아레즈와 같은 화려하고 기교가 넘치는 선수들을 가질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 못지 않게 훌륭하게 축구를 펼치는 수많은 선수들을 갖고 있으며 그들에게도 역시 마땅한 인정이, 찬사가 내려져야 한다. 이제 5월이 되면 그들에게 마땅히 돌아가야 할 우승 트로피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