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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 Fever

[Stretford-End.com] 맨유 1-0 아스날

by Mr. Trollope 2013. 11. 13.





역시 반페르시였다. 지난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득정왕, 로빈 반 페르시가 다시 한번 그의 친정팀을 상대로 하여 득점에 성공함으로써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던 아스날과의 승점 차이를 줄였다. 만약 아스날이 이번 시즌에 원정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활약을 이어갈 수 있었다면, 디펜딩 챔피언인 맨유가 북런던 클럽에 비해 승점이 11점이 뒤쳐지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었다. 하지만 과거 그들의 주장이었던, 그가, 그 희망에 사형선고를 내렸다. 전반전이 절반정도 흘렀을 때, 웨인 루니에게서 출발한 멋진 코너킥을 이 네덜란드인이 니어 포스트에서 끊어 들어가며 날린 헤딩슛이 골네트를 갈랐다. 유나이티드의 주장, 네마냐 비디치는 전반 종료 직전에 부상으로 필드를 떠났다. 이 세르비아인이 전반전 내내 올리베이라 지루를 상대로 압도적인 우세를 보여주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아쉬울 수도 있지만, 필 존스가 조니 에반스의 옆에 서서 나란히 남은 시간동안 멋진 수비를 보여주었다. 

여기에서, 이번 경기에서 짚어볼만한 점 몇가지를 적어보겠다. 


 웨인 루니와 반 페르시 :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콤비 

로빈 반 페르시가 2012년 여름 아스날을 떠나 맨유와 사인을 했을 때, 수많은 맨유팬들은 반 페르시가 다음 시즌에 승리의 보증수표가 되어 줄 것이고 아마 올해의 선수도 차지할 것이라며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했다. 우리는 이 두 사람이 지난 시즌에 보여준 호흡을 확인하긴 했지만 아직까지는, 심지어 그가 맨유의 10번으로 뛰기엔 몸 상태가 의심스럽다고 알렉스 퍼거슨 경이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시즌엔 반 페르시가 훨씬 더 두드러지는 활약을 보여주었다고 말할 수 있다. 종종, 웨인 루니는 과거 자신의 그림자를 보았던 것 같다. 무관심에 버려진, 더 이상 넘버원이 아니게 된, 과거의 루니와는 다른 그런 모습. 어쩌면 루니에 관해서 퍼거슨이 옳았을 수도 있다. 또는 어쩌면 이 두 선수 사이의 호흡이 사실은 좋지 못해서, 유나이티드의 역대 득점왕 4위에 올라와 있는 이 선수가 클럽을 떠나려고 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는 "분노하고 혼란스러운" 인터뷰를 했고 이것은 첼시의 구애로 이어졌다. 

 몇달이 지난 지금, 그는 전혀 다른 선수 같다. 과거의 루니, 발렌시아가 날려준 택배 크로스를 받아먹고 터치 라인으로 가서 동료들과 따뜻한 포옹을 나누었던 그가 다시 돌아왔다. 스로인을 받아서 공을 이어받는 능력, 수비가 밀집된 공간을 헤쳐놓고 아스날의 수비라인을 분산시키는 그의 능력을 우리 모두가 확인했다. 그의 폭발적인 스피드, 때로는 수비수의 역할까지도 맡는 이 선수는 과거 그가 그랬던 것처럼 최고의 폼으로 그리고 자신감으로 충만한 그 때로 돌아온 것 같았다. 후반전 그는 불운하게도 득점에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그의 절묘한 스킬은 무능한 사냐를 농락하기에 충분했다. 이타적인 움직임, 상대방으로 하여금 롱 볼을 강제하게 하는 끊임없는 마킹 플레이는 오늘, 가히 월드클래스급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의 파트너는 그가 지난 시즌에 보여주었던 것과 같은 눈부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의 멋진 헤딩골은 오늘 두 팀이 가진 차이점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었다. 반 페르시는 내가 지금껏 보아온 선수 중에서 슛을 하거나 패스를 하기 전 동작에서 상대방을 농락하는 페인팅으로는 세계 최고의 선수다. 그의 섬세한 볼 컨트롤은 후반전 날렵한 발놀림으로 아론 램지를 상대로 공을 얻어내는 모습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엄청난 재능을 가진 이 선수는 지난 시즌에 차지하였던 정상의 자리를 되찾을 것 같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그의 파트너 웨인 루니도 호락호락 넘겨주지는 않을 것이다. 


 아스날 : 타격을 입었지만 여전히 강력한 우승 후보. 

 아스날은 이번 시즌 초반 좋은 기세를 이어나가고 있으며 홈에서 리버풀을 상대로 인상적인 승리를 거두었고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까지 진출한 보로시아 도르트문트를 상대로는 강한 수비력을 보여주었던 팀이다. 하지만 오늘,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 팀은 약간 부족해 보였고 이번 시즌 리그에서 두번째 패배를 당해야 했다. 이 북런던 클럽은 메테르자케와 로시츠키가 부상으로 빠졌지만 아르센 벵거는 충분히 그 자리를 메꿀 수 있는 다른 선수를 갖고 있었다. 전반전에 아스날은 변변한 득점 찬스를 얻어내지 못했는데 올리베이라 지루 그리고 아직까지는 올해 리그 최고의 활약이라고 할 수 있는 아론 램지를 비디치가 잘 요리했기 때문이다. 

 플레이의 대부분은 중앙 미드필드에서 벌어졌다. 필 존스와 마이클 캐릭은 후방으로 내려 앉아서 포백을 보호하느라 플라미니와 아르테타를 상대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메수트 외질은 (만약 퍼거슨 경이 루니의 말을 들어주었다면) 2010년에 유나이티드와 계약을 맺을 기회가 있었는데, - 지난 시즌 데비비드 모예스는 레알 마드리드로부터 이 선수를 사가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은 적이 있다. - 그는 오늘 평소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과거 마드리드에서 뛰었던 이 선수는 아직까지는 아스날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오늘 그는 4200만 파운드의 활약을 하지 못했다. 

 확실히 후반전에는 아스날이 더 나았다. 정확하게는 잭 윌셔가 투입된 순간 부터였다. 바카리 사냐는 여러 차례 훌륭한 크로스를 올렸고 후반 막바지에 조니 에반스의 자살골이 되는 것을 가까스로 면한 상황도 나왔다. 만약 골대에 운이 조금만 더 있었더라도 아스날은 후반이 끝날 무렴 동점골을 넣을 수도 있었다. 데이비드 데 헤아는 후반전에 대체적으로 편안했는데 그것은 슈체즈니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아스날의 팬이라면 오늘 퍼거슨이 은퇴한 유나이티드의 목숨줄을 끊어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친 것이 무척 실망스러울 것이다. 물론 이번 주말 맨체스터 시티와 토트넘이 패배했고 첼시가 홈에서 웨스트 브롬을 상대로 비긴 것을 생각하면 더욱 아까운 찬스였다. 아스날은 불운하게도 메테르자케와 로시츠키를 잃었지만 대신에 아론 잼지와 윌셔가 더욱 성숙했고, 현재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깁스도 있는 데다가 외질과 카솔라 라는 환상적인 선수를 갖고 있다. 그들은 분명 4-5월이 되었을 때 뭔가 한 건 해줄 것이다. 


 필 존스와 크리스 스몰링이 인상적이었다 

크리스 스몰링이 유나이티드에서 데뷔를 한 것은 2010/11 시즌이었다. 필 존스는 이듬해 블랙번 로버스를 떠나 맨유로 왔다. 이 둘은 지난 3년간 유나이티드의 팬들을 괴롭혔던 질문, 두개의 탑 네마냐 비디치와 리오 퍼디난드를 대체하게 될 선수는 과연 누가 될 것인가 하는 질문에 대한 해답의 하나였다. 조니 에반스 역시 강력한 후보겠지만, 존스와 스몰링은 오늘 아스날을 상대로 환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었다. 

 크리스 스몰링은 종종 자신이 오른쪽 풀백으로 뛰기 보다는 중앙에서 뛰고 싶다는 의견을 밝히곤 했는데, 오늘 그는 산티 카솔라를 침묵시켰고 후반전에는 반 페르시가 전달한 크로스를 득점에 성공시킬 수 있는 기회를 아깝게 놓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공중전에서도 훌륭한 모습을 보였다. 필 존스는 오늘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했지만 데이비드 데 헤아와의 충돌로 네마냐 비디치가 빠진 다음 후반에는 중앙 수비로 이동했다. 

 만약 웨인루니가 MOTM이라고 한다면, 필 존스가 간발의 차이로 2등이다. 그의 상대 선수를 마킹하는 능력 그리고 경기를 읽는 플레이 모두 훌륭했다. 공이 있을 때건 없을 때건 종종 과감하게 앞으로 전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이것은 훨씬 더 많은 재능을 가진 마이클 캐릭도 그리고 당연하지만 마루앙 펠라이니도 갖지 못한 재능이다. 그는 아스날의 골키퍼와 충돌했다는 이유로 경고를 받았지만 그것을 제외하면 오늘 그는 한번도 발을 헛되이 놀린 적이 없다. 많은 사람들이 그는 중앙 미드필더로 나올 때 최고의 활약을 보인다고 말하지만 나는 여전히 그가 장기적으로는 크리스 스몰링과 함께 미래 유나이티드의 중앙 수비수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고 믿는다. 


 결론 

아스날을 상대로 차지한 오늘의 승리는 지난 시즌, 올드 트래포드와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의 그것보다는 훨씬 아슬아슬했다. 지난 시즌 2-1의 결과는 아스날에게 나쁘지 않았다고도 할 수 있다. 그 전년도에 나온 8-2의 승리를 생각하면 말이다. 하지만 오늘 유나이티드가 경기에서 이길 자격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스날이 후반전에 보여준 강력한 모습으로 동점골을 기록할 수도 있었다는 사실을 부정하지는 못할 것이다. 로빈 반 페르시는 웨인 루니의 코너킥을 받아 강력한 헤딩슛을 날림으로써 두 팀 사이의 차이를 만들어냈다. 그에게 어시스트를 한 웨인 루니는 오늘 특출난 활약을 보여주었고 지치지 않은 플레이로 상대를 녹다운시켰다. 카가와는 오늘 다시 한번 그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잠깐이나마 보여주었지만 아스날이 후반전에 오른쪽을 공격하기 시작하자 그보다 훨씬 경험이 많은 긱스를 위해 필드에서 내려와야 했다. 아르센 벵거는 아스날 선수들이 오늘 전반전에 너무 긴장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몇몇 팬들은 이 말을 오늘 몇몇 찬스에서 선수들이 머뭇거렸던 모습을 가리킨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아스날의 감독이 말했던 것은 그의 선수들이 지나치게 조심하느라 유나이티드의 선수들이 전반 45분 동안 날뛰는 것을 제어하지 못했던 것을 말했던 것이다. 후반전 윌셔의 투입은 비디치의 교체와 더불어 원정팀이 훨씬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주게 만들었다. 사냐는 오른쪽에서부터 몇번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성공시켰다. 하지만 전방에 위치한 올리베이라 지루 그리고 그와 교체된 벤트너는 그걸 성공시키지 못했다. 


 유나이티드는 국대 경기로 인해 2주간의 휴식을 가진 뒤 카디프 시티를 상대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