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Football Fever

모예스와 맨유의 문제는 누구의 책임인가?

by Mr. Trollope 2014. 1. 11.


데이비드 모예스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현재 문제는 누구의 책임인가?




데이비드 모예스가 알렉스 퍼거슨경으로부터 감독직을 넘겨받은 이후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그렇다 이것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끝나는 방식이다 커다란 포성이 아니라 조용한 흐느낌과 함께지난 6개월이란 시간이 보여준 것은 과거의 영광은 끝이 났고 지난 90년대 리버풀과 같은 평범한 레벨의 팀이 된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것이 알렉스 경이 떠나고 데이비드 모예스가 성배를 받아든 6개월 동안 우리가 깨닫게 된 전부인가


내 말은 알렉스 퍼거슨이 했던 것처럼 선수들로부터 최상의 결과를 뽑아내고 지난 수십 년간 보여주었던 것과 같은 그런 성공과는 다르다는 말이다같은 클럽에서 25년간의 경험을 가진 감독그는 효과적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클럽을 리빌딩하고 개혁해왔으며자신들도 뭘 할 수 있는지 알 수 없는 선수들을 어떻게 이끌고 가야 하는지를 아는 그런 감독이었다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이고 가장 유명한 클럽에서 25년을 보낸 감독이 너에게 조언을 해주고 네가 뭘 할 수 있다고 말했다면네가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지도 못했던 많은 것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럼 이제 데이비드 모예스와 우리가 처한 상황에 초점을 맞춰보자. FA 컵에서 탈락했고리그 우승과는 멀어졌다만약 우리가 캐피탈 원 컵 결승전에 진출한다고 해도 맨시티와 만나게 된다이번 시즌 우리가 모예스에게 바란 것은 이런 것이 아니었다우리가 기대한 것은 힘든 시즌을 겪게 될 꺼란 거였지 리그 우승에 도전하지 못하는 그런 시즌이 된다는 것은 아니었다.


데이비드 모예스가 이번 여름 맨유의 감독으로서 최선의 선택이었을까? 감독에게 요구되는 경험이라는 척도에서트로피나 메달의 개수로 측정될 수 있는 성공이라는 척도에서 보자면그 대답은 분명 아니오 다알렉스 경은 후임 감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분명 그는 자신이 맨유에 처음 부임했을 때의 모습과 가장 닮은 감독을 찾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수십년 전 퍼거슨이 처음 훈련장(The Cliff)[1]에 발을 내딛던 때로부터 축구계는 완전히 달라졌다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또한 리버풀의 그늘 아래서 억눌리고 숨죽였던 그런 시절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오늘날 유나이티드는 잉글랜드 축구계에서 가장 거대한 클럽이며전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빅클럽이다현재 맨유의 감독에게 요구되는 것은 클럽을 부활시키는 문제가 아니라 클럽이 필요한 새로운 피를 찾아내고 발굴해서 리빌딩시키는 일이다퍼거슨은 자신이 유나이티드에서 했던 것과 같은 일을 새로운 감독이 해야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그의 생각에 클럽은 이미 완성되었고 처음 부임했을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이제 클럽은 현재 스쿼드가 가진 문제가 무엇인지를 재빨리 파악하고 변화를 줄 수 있는 그런 감독을 요구한다.


에버튼 팬들의 말에 따르면 과거의 모예스는 선수와 계약하기 전에 최대한 많이 관찰하는 그런 감독이었다고 한다이것은 선수들의 이적과정에 익숙하지 않은 신임 CEO[2] 만나 지금 감독이 필요한 선수가 이미 이적했거나 또는 이적하지 않으려 하는 상황을 만들었다뒤늦게 펠라이니와 계약하긴 했지만 맨유에게 문제가 생겼다는 대중의 인식을 불식시키지는 못했다.


물론 어떤 점에서는 그에게도 이 문제의 책임이 있다그가 기자회견을 하고 이적 대상을 결정하던 때 맨유의 스쿼드가 가진 문제점을 아직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싶다또 그가 파브레가스와 계약할 마음이 있음을 솔직하게 밝혔지만 결국에는 닭쫓던 개가 된 꼴로 끝났던 것도 어쩔 수가 없다현재 이적시장에서 그가 조용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보면 공개적으로 계약을 처리하면 안된다는 것을 배운 것 같다.


지금 모예스가 마주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은 최대 18개월의 시간 안에 현재 스쿼드에 4명에서 5명 정도의 최상급의 선수들을 구해야 한다는 것이다미드필드에 선수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지난 몇 년동안 모두에게 명백한 문제고 캐릭에브라퍼디난드와 비디치와 같은 선수들은 이제 거의 커리어의 말년에 와 있다믿을만한 대체자를 구하기 위한 투자의 부족함은 몇몇 선수들에게 의존해야 하는 스쿼드를 만들었고그들이 제때 활약하지 못하면팀이 휘청거렸다이 상황의 책임은 아마 퍼거슨그리고 길 단장과 글레이저에게 있겠다클럽이 거액의 부채를 갚아야 하는 문제에서도 퍼거슨이 감독을 맡아준 덕분에 우리는 어떻게든 이런 스쿼드로도 그럭저럭 해나갈 수 있었다.


지금 현재의 스쿼드가 최고의 클럽에 걸맞지 않을지는 몰라도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것보다는 훨씬 더 잘할 수 있는 팀이어야 한다스완지와 졸전을 펼쳤던 이 팀은 모두 세계적인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고 지금 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보여주어야만 한다경기가 끝난 뒤에 선수들이 현재 클럽을감독을팬들에게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고 한 대런 플레쳐의 인터뷰가 현재 팬들이 가진 생각과 가장 잘 일치한다.


팀에 생긴 문제를 언론에 드러내는 것은 퍼거슨 감독 시절이었다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몇몇 선수들은 이탈하려는 조짐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마치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과 비슷하다선생님이 수업을 할 때면 꼭 게으름을 부리는 학생도 있고 해서는 안되는 행동을 하는 학생도 있는 법이다이 문제는 나중에 모예스가 시간을 갖고 처리해야 하는 것이지만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나중에 몇몇 선수들은 모예스가 원하는 모습에 맞지 않기 때문에 떠나야 하는 선수들이 생길 것이다.


지금의 스쿼드는 작년과 똑 같은 수준이 아니다캐릭과 루니는 부상을 당했고 무엇보다도 반 페르시가 전력에서 이탈했다이 세명의 선수를 잃은 것은 경험이라든가 클래스와 같은 부분에서 스쿼드의 질이 하락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만약 우리가 이와 같은 문제점을 지난 시즌에 겪었다면 분명 우리는 우승경쟁에서 승리하는데 굉장히 힘들었을 것이고 실제로도 그러했다선수들의 부상 문제를 코치들에게 탓을 돌릴 수도 있겠지만 이건 그냥 우리가 불운한 거다퍼거슨 또한 부상문제를 겪긴 했지만 대부분 그 자리에 집어넣을 수 있는 다른 선수들이 있었고 또 그들의 몫을 했다


우리가 지난 6개월을 갖고 모예스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맡을만한 사람인지 아닌지 단언할 수 있을까아니 그건 불가능하다모예스는 지금껏 한손이 묶인 채로 그가 해야 할 일을 잘 해왔다전임 감독시절부터 존재했던 문제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이사진과 코치진에서의 교체와 같은 문제 또한 모예스가 원하는 방향대로 스쿼드를 변화시키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


클럽에 처음 부임했을 때의 퍼거슨은 맷 버스비와 같은 감독이 아니었다데이비드 모예스 또한 퍼거슨이 아니다감독의 교체와 같은 변화 속에서 균형을 잡기까지에는 시간이 필요하고 그만한 시간이 주어진 다음에야 정말 중요한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만약 18개월의 시간을 지켜보고 그 때의 팀이 여전히 우승을 경쟁할 수 있는 팀이 아니라면 그리고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것보다 뭔가 나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다면 그러면 그 때 정말 진지하게 그런 질문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 그런 질문을 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고 모예스에게 그가 원하는 팀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을 주기 전에 뭘 어떻게 해보려고 하는 것은 맨유팬들이 지금껏 다른 클럽들을 욕했던 것과 같은 그런 짓이다새 감독이 팀을 조직할 시간을 18개월도 주지 않는다면 그건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모예스에게는 팀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그 때 가서도 똑 같은 모습이라면 정말 중요한 질문을 해야 할 것이다.


아직까지 지금은 모예스는 그가 가진 문제를 처리하는 중이고 그 문제가 전부 그의 탓은 아니다우린 최소한 그가 노력하고 해결할 수 있는 기회는 줘야 한다.






[1] The Cliff : 잉글랜드 맨체스터 시 외곽에 위치한 훈련장. 초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훈련장으로 사용되었다. 뒤에 1군 훈련장은 캐링턴으로 이전했지만 아직도 유스 아카데미 팀의 홈 경기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2] Ed Woodward : 2013년 데이비드 길의 뒤를 이어 맨유의 CEO가 되었다. 그가 맨유의 CEO로서 처음 추진한 이적시장은 실패로 끝났다. 맨유는 그 해 여름 단 한 명의 선수, 마루앙 펠라이니와 계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