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瀟湘館/서안(2013)

서안교통대학

by Mr. Trollope 2013. 3. 9.




서안교통대학은 한국에서는 잘 모르지만, 사실 중국에서는 꽤 알아주는 명문대다. 단, 이공계로. 전국에서 순위가 10순위 안에 들어가는 학교라고 - 회화수업 선생이 자랑을 했다. 여기는 전국에서 열손가락 안에 드는 대단한 수재들만 모이는 학교입니다. 하지만 너님들은 아니에요. 착각하지 마세요 어학당 학생들이잖아요. 이 말도 덧붙이면서. 


아무튼, 누구에는 불금이라고는 하지만 하릴없이 방안에만 있기도 뭐해서 학교 주변을 돌아다녀 보았다. 사진은 내가 찍은거 아니다.  







지금까지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알고보니 꽤 넓었다. 안암동에 있던 학교와는 달리 여기는 학교 전체가 평지에 있기 때문에 땅은 넓어도 금방 횡단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동안 그닥 의식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별로 밝지는 않지만, 그래도 가로등이 곳곳에 있어서 꽤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아늑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12년동안 지낸 - 이건 초중고 재학기간을 모두 합친 것과 같다 - 학교랑, 이제 겨우 일주일을 보낸 학교와 비교한다는 것은 웃기는 일이지만. 여기는 내 학교가 아니다 뭐 이런 느낌을 받았다. 학교 건물은 낡았고, 시간이 흘렀다는 느낌을 주지만, 곳곳에 있는 실험실과 연구소 등등은 이곳이 이공계 중심 대학이라는 것을 상기시켰고, 또 나는 이곳에서 결국 이방인일 뿐임을 자각하게 했다.



 



나는 안암동이 그립다. 

안암동에서는 어딜 가나 현수막을 볼 수 있었는데. 그리고 현수막에는 들을만한, 정말 좋은 학술대회가 언제 어디서 열리는지가 적혀 있었다. 안암동에서는 대개 한달에 한두번씩은 학술대회가 있었다. 하지만, 여기는. 돌아오는 길에 하나를 보긴 했는데 전기 자동차였나 뭐 그런 주제였던 것 같다. 아무튼 그런 학술대회 현수막 하나만 눈에 들어왔지, 다른건 하나도 없다. 여기에서 내가 구할 것은 없다. 







내가 공부를 선택한 것은, 늙어서도 계속 목표를 추구하고 새로운 것을 찾아 헤매는 그런 

삶을 꿈꾸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새로운 것을 찾아 떠나는 것이 아니라, 아무것도 없이 방황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타지에서, 나의 학교가 아닌 학교에서, 이렇게 배회하는 짓이 그런 생각을 가져다 준 것도 있겠지만. 이제는 뒤에 뭔가를 놓고, 잃어버리고 떠나왔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뭔가 자리를 잡을 때까지를, 30대 중반까지는 계속 그러기로 계획했었다. 중학교 때. 어리고 철없던 시절. 그런데 어찌어찌하다보니 공부를 선택하게 되었고 어찌어찌하다보니 정말 그렇게 살고 있었다. 아직 5년이나 남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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