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台想昭明

가만히 있으라 (1)

by Mr. Trollope 2014. 5. 28.




제1차


오호, 조선 동포여. 세상 말에 죽음 중에서 삶을 구한다는 말이 있더니 지금에 조선인민은 삶 중에 죽음을 구하니 이 어찌된 일이오. 얼핏 알아듣기 용이하도록 한마디를 드리니 제군은 잠깐 정신을 수습하고 잘 듣기를 바라노라.


독립운동이라는 선동이 헛소문이다 망동이다 하는데 대하여는 각계 각층 사람들의 천마디 만마디가 끊이지 않아 정리가 되지 못하고 있어 이번에 내가 다시 말해도 제군의 귀에 들어가지 아니할 줄 스스로 의심하여 불필요한 말을 하지 않을 것이고 거꾸로 본인은 제군에게 한가지 묻고 싶은 것이 있는데 조선의 독립이 이번에 되었다라고 하는 말인지 나중에 될 희망이 있다는 말인지 모르겠고 또 이번에 독립이 이미 되었다 할지라도 만세삼창한 뒤에는 각기 돌아가 맡은 바 일을 수행할 것이요, 나중에에 독립할 희망이 있다 할지라도 독립이 이루어지기 전에는 만세만 외칠 뿐이지 한달이 넘도록 그치지 않는 것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으리오. 



처음에 무지몰각한 어린애가 선동하고 그 후에 각 지방에서 역시 소문을 듣고 치안을 방해하는지라 당국에서 즉시에 엄중이 진압하려면 피해가 없겠냐마는 우둔한 부류를 돌아가게 하기 위해 관대한 수단을 사용하였음에도 첫번째 경고와 두번째 경고가 내려와도 아직도 깨닫지 못한 어린 것들이 여전히 몰지각한 행동을 하고 있다. 먼저 타이르고 여기에 따르지 않으면 다음으로 그것을 꾸짖을 것이고 꾸짖은 후에도 따르지 않으면 결국에는 매를 들어 때리는 것은 어린 것들을 진심으로 증오하는 것이 아니라 첫째, 어린 것들을 선도코자 함이요, 둘째, 다른 어린 것들을 오염시키지 못하게 함이라. 



두차례 경고에도 따르지 않을 뿐만 아니라 관청을 침범하여 난폭한 행동을 하니 당국에서 엄중이 조치함은 부득이한 것이니라. 최근에 각처에서 듣기로는 많은 인민이 죽고 다쳤다 하니 그 죽고 다친 인민 중에는 혹 앞장선 자도 있겠지마는 그 다수는 단순히 따라나선 사람들이라고 본인은 믿고 있노라. 농사 때가 임박하여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한 사람에게는 즉 안락이 있을 것이요, 망동을 따라하면 즉 죽고 다침이 목전에 있으니 이것이 바로 삶 중에 죽음을 구함이 아닌가. 자신이 삶 중에 죽음을 구할 뿐아니라 망동함으로 인하여 그 부근에서 해를 입어 죽고 다침에 이르는 자가 많이 있으니 이 무슨 일인가. 눈뜨고 못 볼 일이오, 귀로도 듣지 못 할 일이로다. 


안심하고 진정하라. 한때가 지나면 한때의 해가 있고, 하루가 지나면 하루의 해가 있을지니, 오호, 동포여. 본인의 말을 잘 듣고 일후에 후회치 말지어다. 이번 권고에 대하여 만약 이견이 있는 사람은 본인과 한번 만나 의견을 나누기를 희망하노라. 


1919년 4월 5일 매일신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