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台想昭明

가만히 있으라 (2)

by Mr. Trollope 2014. 5. 29.




제2차


지난번에 본인이 동포에게 경고한 목적은 단순히 인민의 피해가 없게 하고자 함이라. 경고문을 열람한 제군 중에서 회답한 것을 보고 혹은 요즘 언론의 보도도 확인했는데 뭐가 옳고 뭐가 그른지는 따지지 않고 단순히 매국노의 말이 이목을 더럽게 한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고 혹은 목숨을 위협하는 말도 있었으며 그 중에 혹은 경고의 의미가 유리한 줄로 착각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본인은 오직 원컨대 성심으로 경고한 것을 제군이 받아들여 생명의 다수를 구하면 본인의 목적은 그 뿐인지라 고로 다시 지난 말을 되풀이하노라. 


본인의 경고에 대하여 어떠한 말이던지 직접 본인이 받아 보았으니 마음에 심히 후련하도다. 


소요 당초에는 당국에서도 관대한 수단을 사용할 계획이었고 또 조선인 측에서도 인민에 위험함이 없게 조처하도록 당국에 진정하였으나 한 달여 된 오늘에 이르러서는 다시는 당국에 말을 꺼낼 여지가 없도다. 근일 각 신문지상으로 제군도 이미 살핀 바와 같이 각처의 언론이 더욱 엄중하니 본인도 조선인이라 책임상으로든, 인정상으로든 그 위험이 눈앞에 임박함을 아는 이상에는 한마디 안 할 수가 없음이라. 매국노의 경고라하여 자신의 안위에 관계있는 말까지 듣지 않는 것은 너무 생각이 없는 일 아닌가. 


본인은 천만인 중에 몇 사람에게라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된다면 이 경고의 효과가 적지 않다 할 것이다. 다만 소망은 일반 동포가 받아들이고 안심 진정하여 (그들이) 죽고 다치는 화를 피하게 하고자 하는 진심밖에 없음이라. 지성이면 감천이라하니 제군이 느낄 때까지 위협을 불구하고 다시 한 번 경고하노라. 



1919년 4월 9일 매일신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