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台想昭明

가만히 있으라 (3)

by Mr. Trollope 2014. 6. 3.




제3차


근래 각 지방의 소식을 들은 즉 소요가 점차로 안정한다 하여 혹자는 말하되 군대가 증파되어 그 위력에 기인함이라 하나 제군이 진심으로 지난 잘못과 오늘의 시국을 자각함으로 인함인 것으로 확신하고 아픈 가슴을 기쁜 마음으로 눌러버리노라. 소요 당시 본인의 두차례 경고에는 단 조선독립설이 허망하니 함으로 움직여 생명을 다치게 하는 화에 스스로 빠지지 말라고 위급함을 구하려는 뜻으로만 이야기하였거니와 오늘날 제군이 이전의 죄를 후회하는 때가 되었기에 본인은 다시 한마디를 드리고자 함은 독립의 이야기가 허망함을 여러 사람에게 확실히 깨닫게 함에 즉 우리 조선민족의 장래 행복을 계획 도모함에 안전케하기를 위함이로다. 



이번 조선독립지설은 1차 세계대전의 여파라 하리로다. 최근에 밖에서 수입된 소위 민족자결주의가 조선에 부적당하다는 언론은 본인이 다시 번거롭게 이야기하지 않거니와 대저 조선과 일본은 상고 이래로 같은 뿌리이며 같은 일족임은 역사에 있는 바이라, 그런 즉 일한병합으로 말하자면 당시에 안으로는 구한국의 상황과 밖으로는 국제관계로 그 어떤 일이 닥칠지라도 역사적으로 당연한 운명과 세계적 대세에 순리하여 동양평화가 확보되는 것이 조선민족의 유일한 활로이기로 단행됨이요, 또한 지리상으로 말하자면 일한공동의 이해와 공동의 존립을 위하여도 이와 입술 사이처럼 밀접한 관계가 있어 양국이 흥망성쇠를 같이 하자는 정신으로 단행된 것인즉 아무리 세계에 어떠한 새로운 사상이 설혹 현실이 된다고 가정하기로 이를 다시 분리하여 양자의 자멸을 스스로 취할 이유는 결코 없으리니 제군은 이에 십분 깨달음 얻기를 간절히 바라노라. 



아아, 우리 조선이 국제경쟁이 과격하지 아니하던 시기에도 일국의 독립을 완전히 유지하지 못했음은 제군도 아는 바라, 하물며 오늘날처럼 세계대전으로 인하여 전세계가 변화하는 시대를 당하였으니 우리가 이만천여리에 불과한 강토와 천백여만 정도의 인구로 독립을 높이 외침이 어찌 허망타 아니하리오. 



이는 필시 제군이 세계의 대세는 알지 못하고 단지 평일의 감정이 쌓였다가 풍문을 듣고 일시에 뿜어냄이라, 본인은 제군의 그 정신을 십분 헤아리노라. 제군이여, 다시 냉정한 두뇌로써 우리 조선민족의 장래와 동양평화의 영원한 대계를 깊이 헤아리고 숙고하며 현재 우리의 경우와 실력과 형세의 나아갈 바를 망각치 말지어다. 만약 혹시 끝끝내 전후의 이해를 구분하지 못하고 경거망동하는 무리가 있을지면 그것은 즉 조선민족을 멸망케하며 동양평화를 파괴하라는 우리의 적으로 봄이 마땅하리로다. 



본인이 들은 바에 의하면 일본인들이 항상 말하되 대화민족大和民族은 최후의 일인이 피흘릴 때까지라도 동양평화의 영원한 대계를 변치 아니할 것은 이미 지나간 일국의 존망을 목도하여 진력 교전한 갑오(청일전쟁), 갑신(갑신정변) 두 전쟁의 의의가 모두 동양평화를 위함에 있다 말하니 제군은 일체의 감정을 버리고 과거의 역사를 회고하라. 우리 조선인이 동양평화를 위하여 이미 지나간 어느 때에 여하한 노력을 한 바가 있었는가? 동양평화에 대하여 노력한 공적은 고사하고 자국의 보유도 항상 남의 힘에 의지하다가 오히려 동양평화의 겁난을 야기하는 근본의 이유를 만든 역사가 있을 뿐 아니뇨. 제군이여, 이것은 우리가 기피치 못할 사실이라, 고로 본인이 지난번 경고문 중에 어떤 이유로 삶 중에 죽음을 구하고자 하느냐 함은 실은 동양평화의 대이상을 이해하지 못하고 어부지리를 획득코자 하는 자에게 피동하는 무지몽매한 무리들에게 경고한 의미가 여기에 있노라. 



하느님도 이에 동쪽을 돌아보면 공동존립과 공동이해를 위하여 두 땅의 분립을 허락하지 아니하실지니 우리 조선인은 반드시 일한병합의 의의와 그 정신이 유효케 실현할 방면에 향하여 노력함이 우리의 장래 행복을 도모 계획하는 최산의 양책인 줄을 깊이 믿을지어다.



병합 이후 근 십년에 총독정치의 성적을 보건대 인민이 향유한 복지가 막대함은 내외국인이 공감하는 바이나, 그때로부터 금일까지 방침을 일정불변함에 비하여 제군의 수준이 날로 높아갔으니 그 시종 일관한 방침에 대하여는 제국신민으로써 요구할 점이 필히 많았다 하리로다. 즉 제군이 항상 논하는 바, 지방차치의 문제, 참정권, 병역, 교육, 집회, 언론 등의 각 문제가 많으나 이는 제군의 생활과 지식 정도를 따라 정당한 방법으로 요구할진대 동정도 가히 얻을 듯하도다. 



본인의 소신을 기탄없이 개진할지면 실은 당국에서도 수년 내로 연구 중에 있는 안건도 있으나 단 그 시행조치를 행할 시기의 빠르고 늦음이 있을 뿐이라 본인이 결코 당국을 위하여 변호하는 말이 아니라 각 신문 및 잡지 상에 내지인의 여러해 전부터 제군이 요구코자하기 이전보다 언론하여, 여하한 점은 급히 조선인에게 그렇지 아니함이 불가하다고 창도하였음은 제군도 살폈으리로다. 



혹자는 일·조선인이 이번 소요를 야기하였으므로 내지인은 이에 따라 조선인 모두에게 반감을 가지리라 말하나 이는 자기의 지난 과거를 고쳐 깨닫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상적인 심리이니 제군은 결코 의심하여 걱정할 바가 아니요, 제군들에게 가장 급한 것은 실력을 양성하는 것 뿐이라 하겠노라. 왕왕 내지인 중에도 동양의 영원한 대계를 이해하지 못하며 폐하께서 일본인과 조선인을 동등하게 바라보는 성지를 망각하고 조선인을 대하면 일본인이 종족 우열한 다름이나 있는 듯이 드러내는 태도가 혹 있다하나 제군이여, 우리가 내지인에 비하여 아직 실력의 차이가 없지 않다 못하리니 도량을 크게 하고 저들에게 가급적으로 반성을 촉구하며 이해를 구할 것이요, 결코 일시적인 감정의 부림을 받아 폐하의 성지를 저들과 같이 오해치 말지어다. 



해외에 있는 조선인 중에 혹자는 신정치 이후로 조선내지의 사정에 어두워 반대하는 자가 있어 약간의 금전으로 의외의 행동을 감히 지어내어 우리에게 화를 미치게 하나니 현명한 제군이여, 오늘 이후에 이와 같은 불의의 일이 혹 있을지라도 이번 일을 되돌아보고 십분 근신할 지어다. 제군의 영원한 복지를 증진케하며 전도의 광명을 개척하며 욕망을 도달케 하며 기 원동력은 위에 진술한 바 최급선무인 실력을 양성함에 있으니 제군은 더욱더 노력할지어다. 


1919년 5월 30일 매일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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