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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

조지프 스티글리츠, 불평등의 대가 외

by Mr. Trollope 2013. 8. 28.


방학동안에 읽었던 책들이다. 한꺼번에 쓰겠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불평등의 대가』

장하준,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경제학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이 책들에 대해서 논평하는 일은 하지 않겠다. 경제학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고 말하는 것은, 내가 실제로 잘 알지 못하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하지만 학부때 경제학 수업은 많이 들었다. 경제학과에서 개설한 경제원론 도강을 비롯해서) 그것이 실제로 유용한 도구인 것인가에 대해서 의심을 갖고 있기도 하며, 가장 중요하게는 이것이 정확하게는 신자유주의의 시장 중심 논리가 보수우익의 방어논리에 악용되고 있다는 사실이 불쾌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그들의 논리에 동조하지 않고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난 잘 알지 못한다고 말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조지프 스티글리츠의 책은, 사실 그가 누군지도 몰랐고 이 책을 통해서 그의 이름을 처음 들었다. 시간이 남길래 서점을 찾았고 지난 학기에 한글로 된 책을 읽지 못했던 간절함 때문에 아무 책이나 한권 골라 잡아서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던 터라 서점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었던 책 한권을 골랐을 뿐이다. 알고 보니 꽤 유명한 책이었다. 장하준 교수는 이미 그 명성을 들어 알고 있었다. 이 책을 고른 이유는 그의 책이 훌륭하다며 추천을 해 준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읽어보니 과연 좋았다. 


과연 좋았다는 말은 내가 기존에 갖고 있었던 의문과 관련이 있다. 그것은, 경제학에서는 완벽하게 이기적이고 완전한 지성을 가진 인간을 전제로 하고 완전한 경쟁이 이루어지는 시장을 가정하고 논리를 전개하는데, 이것이 과연 유용한가 하는 것이었다. 물론 과학에서는, 어디선가 들어본 유머에 따르면 "진공 상태에 구체 형태의 닭이 있다고 가정하는" 그런 것이라고 하는데 그들과는 달리 경제란 실제 사회에서 분리될 수 없는 것인데 과연 그런 순수한 논리가 의미가 있을까. 또한 완전한 상태의 최선을 약속할 수 없다면 그렇다면 불완전한 상태가 차선을 약속할 수 없다는 문제도 있다. 불완전하고 통제 불가능한 현실에서 분리된 학문은 무용하다고 말한다면, 역사학 나부랭이가 경제학에 대해서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까부는 그런 만용이 되겠지만. 달리 물어볼 곳이 없네.


위의 두 책은 그런 의문과 관련해서, 두 책의 공통된 주장은 현대 실제의 경제 상황을 해석하는데, 또는 해결하는데 현재의 주류 경제학은 유용하지 않다. 시장 중심의 신자유주의는 그들의 주장 그리고 믿음과는 달리, 낙수효과 또는 트리클 다운 효과는 미미하고, 오히려 양극화는 심화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그들의 가장 큰 이유인 경제 성장 역시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신자유주의 경제학은 오히려 더 큰 문제를 가져오고 있다고 비판한다. 


마찬가지로 이들의 책에 대해서도 의문이 있다. 첫째는 (스티글리츠와 장하준의 시각에는 차이가 있다(고 한다 정확한 내용은 알지 못한다)는 점을 무시하고 말하자면 그들이 주장하는 큰 정부, 정부에 의한 시장 규제, 증세를 통한 복지가 과연 (스티글리츠가 사는) 미국이나 (장하준이 염두에 둔 것은 영국이겠지만) 한국의 상황에 가능할 것인가 이다. 스웨덴과 같은 북유럽식 자본주의가 한국에서는 불가능하다는 주장을 과거에 여러번 들어본 적이 있다. 그것이 현재 한국에서 무엇으로 성공을 담보할 수 있는지 그 답을 듣고 싶다. 물론 답이 있을 것으로 믿는다. 두번째 의문은 이들의 주장을 겨냥한 것 같은 책이 도서관에 꽂혀 있는 것을 보았으므로 그걸 보면 될 것 같다. 과연 그것까지 다 읽을 시간이 될지는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