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台想昭明

션즈화(沈志华):한중관계사의 시각에서 본 사드 문제(1)

by Mr. Trollope 2017. 5. 3.

션즈화(沈志华)한중관계사의 시각에서 본 사드 문제

(从中朝关系史的角度看“萨德”问题)

2017 3 19일 대련 외국어대학 강연록



* 션즈화(沈志华)는 중국 화동사범대학의 역사학과 교수로 북한-중국관계, 중국-소련문제를 주로 연구한다. 중국현대사의 권위자로서 대표적인 저서로는 <마오쩌둥 스탈린과 조선전쟁>이 있다. 그는 최근 대련외국어대학의 한 강연에서 '북한은 중국의 잠재적인 적국'이라는 주장을 펴서 중국 내에서 큰 논란이 되었다. 여기에서는 그 강연록을 번역하였다. 다음의 기사를 확인하면 그가 주장하는 대략적인 내용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어제는 중소관계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오늘에는 한중관계에 대해서 살펴볼 것인데 이것은 내가 요즘 연구하는 주제다. 최근 사드 문제가 굉장히 시끄러운데 이걸 역사적인 시각에서 이 문제를 바라볼 생각이다. 당연히 한시간 동안 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내가 쓴 한중관계사 책은 1919년부터 1976년까지를 다루었는데 한중관계의 역사적 맥락과 변화의 흐름에 대해 살핀 것이다. 시간이 많지는 않지만, 그 요점에 대해서만 살펴보도록 하겠다. 이건 내 생각이자 연구 결과이다. 이걸 사드문제와 관련해서 살펴보고 싶다.


먼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학자의 책임이란 것이다. 한 사람의 역사학자로서 한반도의 문제를 어떤 시각에서 바라볼 것인가이다. 지금 국가의 연구프로젝트를 받고 있는 중인데 중국의 주변국가의 대중국관계문서의 수집과 역사 연구. 학자로서 나의 책임은 무엇일까? 지금 교육부와 외교부에서 하루종일 학자들로부터 조언과 건의를 받고 있는데 이것은 정말 좋은 일이다. 싱크탱크의 역할로서 국가의 발전전략과 구체적인 정책에 대한 건의를 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몇가지 문제가 있다. 그게 뭐냐.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우리가 하는 일은 벌집을 쑤시는 것같다는 점이다. 이 일은 다른 사람에게 보고서를 쓰고 뭔가 주장을 하는 일이다. 하지만 싱크탱크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분명히 하지 못한다면 학자로서 기초연구에 봉사하는 것과 국가의 정부기관을 위해 일하는 것을 구분하기 못할 수 있다. 학자가 하는 일은 기초연구를 하는 것이고 이론적인 분석을 하는 것이다. 우리가 할 일은 역사적인 시각에서 국가관계이론의 각도에서, 대외 외교전략문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것이다. 구체적인 정책은 학자 한 명이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드문제를 예로 들어 보자. 사드의 관측범위는 500km인가 아니면 2000km인가? 사드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어떤 장비가 필요한가? 우리에게 이런 장비가 있나 없나? 있다면 얼마나 있나. 어디에 있고 어떻게 사용하는걸까. 이런건 우리가 알 수가 없다. 만약 이걸 알아낼 수 있다면 그럼 문제가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대외비가 새나간 것이니까. 국가의 각 기관에는 각각의 역할이 있다. 외교부나 국방부 안전행정부 기획경제부 등등. 그들 각각의 역할은 대단히 세분화되어서 그들만이 다루어야 할 극히 중요한 비밀을 담고 있다. 때문에 개개의 문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외교부에서 기재부에서 국방부에서는 우리보다 훨씬 많이 알고 있으며 그건 우리가 상관할 바도 아니고 우리가 알아낼 방법도 없다. 하지만 그 사람들에게도 문제는 있다. 그들의 직무는 하나의 영역에만 국한되어 있기 때문에 전체 그림을 보기 힘들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들은 기초연구나 이론적인 분석을 할 시간이 없다. 이런건 학자들의 역할이고 책임이다. 학자들이 하는 일은 구체적인 대응방안이나 정책을 떠나 한층 높은 단계에서 전략적인 문제 이론적인 문제를 다루는 것이다. 건의를 제출하고 정책결정자가 선택할 수 있게 돕는 것이다. 대체적인 방침이 정해진 다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는 각각의 정부기관이 할 일이다. 생각하건대, 싱크탱크와 학자의 책임은 국가의 정책결정자에게 전략과 정책의 옵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두번째 문제는 훨씬 심각하다. 학자들이 정직하게 말하기를 겁낸다는 점이다. 요즘 많은 학자들이 상부가 좋아하지 않을 내용을 쓰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글을 쓰기 전에 내면의 목소리에 굴복하고 마는데 이건 잘못된 거다. 사실 국가가 우리를 교육시키고 한명의 학자로서 행동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우리가 연구한 결과를 국가를 위해 제공해서 정책을 결정할 수 있게 도우라고 그렇게 한 것이다. 그게 받아들여지고 받아들여지지 않고는 우리의 범위 바깥에 있는 것이고 그런 것들을 다방면에서 종합적으로 고려한 다음에 결정되는 것이다. 우리는 그저 우리가 연구한 것을 용감하게 말하면 그만이다. 그렇게 하지 못하는 원인은 이렇다. 몇몇 정부기관이나 이익집단 때문일 수도 있고 학자 개인의 이해관계를 걱정해서 그럴 수도 있다. 그래서 보고서를 쓰고도 제출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고 보고했는데 중간에서 잘린 것일 수도 있다. 그런건 우리가 상관할 일이 아니다. 우리는 한명의 학자로서, 본인의 양심을 걸고 써야 할 것을 쓰면 되는 것이지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지 미리 신경쓸 필요가 없다. 그게 어쨌단 말인가. 지도자의 생각대로 쓸게 할 것이라면 왜 너한테 시켜서 쓰게 하겠는가 그냥 아무 대학원생을 잡아다 쓰게 하면 그만인데. 생각을 그대로 쓰는 것 이것이 싱크탱크가, 그리고 학자가 할 일이다.


지금까지 한 말에 공감한다면 한중관계 문제 그리고 사드문제를 살펴보자.

먼저 우리가 분명히 해야 할 점은 현재 중국의 목표가 무엇인가란 질문이다. 목표가 분명해야 전략이 분명해지고 전략이 분명해야 어떤 정책을 쓸지 결정할 수 있게 된다. 지금 정부에서는 일대일로를 발전전략으로 삼고 있는데 이것은 향후 수십년간 중국의 발전전략이 될 것이다. 앞으로 중국의 모든 힘을 여기에 쏟는다고 봐야 하고 중국의 미래가 여기에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동쪽? 여기엔 가능성이 없다. 동쪽은 태평양이다. 그리고 태평양 건너편은 미국인데 미국으로 전진해서 뭘 어떻게 하겠다는건가? 따라서 일대일로의 발전전략의 방향이 맞다. 하지만 구체적인 방법을 놓고보면 몇가지 문제가 있다. 그중 하나는 이런 발전전략으로 나가야하는데 그 전제조건은 무엇인지 그 발전환경은 어떤가 여기에 대해 명확히 살피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게 뭘까. 그건 주변이 안정화되는 것이다. 만약 주변이 불안정하면 외부로 발전할 수 있겠는가. 따라서 일대일로의 전략의 첫번째 선결조건은 주변을 안정화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주변국과의 관계가 좋아야 한다. 중국에 이런 말이 있다. “멀리 있는 친구가 가까이 있는 이웃만 못하다주변과의 관계가 좋지 못하면, 주변국이 불안정하면 외부로 뻗어나가고 싶어도 불가능하다. 항구를 만들건 고속도로나 철로를 짓건 모두 여기에서 출발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을 보면 사방이 위기다. 현재 중국의 주변국인 일본,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인도 그리고 한반도가 있는데 어느곳 하나 조용한 곳이 없고 어느 곳 하나 중국이 안심할 곳이 없다. 몽골을 보자. 언뜻 보기에 평온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불안요소가 많다. (몽골의 반중정서. 생략)


한반도를 살펴보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한반도에서 6.25 벌어진지 60년이 지났는데 아직까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2차세계대전 이후에 화약고가 둘 있는데 하나는 중동이고 하나는 이곳이다. 상황도 비슷하다. 주변국은 전부 대국이고 그들이 이곳에서 경쟁하는 중이다. 다른 점은 중동은 민족과 종교가 달라서 싸우고 있다는 점이고, 한반도에서는 같은 민족이 서로 싸운다는 점이다. 중동에서는 정규전이라면 한반도에서는 핵무기의 차원으로 들어왔기 때문에 문제가 훨씬 심각하다. 그들이 누구에게 핵무기를 쏘건 아니면 자기보호용으로 갖고 있건 어쨌든 중국은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연변을 놓고 보자면, 지난번에 북한에서 핵무기를 실험했을 때 연변에서는 지진이 일어났다. 학생들이 전부 교실에서 뛰쳐나와서 다들 지진이 일어났다고 했다. 생각해보라. 다음에 더 큰 폭탄을 터뜨린다면 문제가 더 심각하지 않겠는가? 중국의 입장에서 보면, 한반도에서는 안정이 제일이다. 현재 중국에 이런 말이 있다. “통일도 NO, 전쟁도 NO, 위기도 NO(不统,不战,不闹).” 이게 무슨 뜻인가? 첫째는 통일되면 안된다는 뜻이다. 두번째는 전쟁이 일어나면 안된다는 뜻이고 마지막은 위기가 있어서도 안된다는 뜻이다. 말하자면, 이건 현재 상태를 유지하자는 뜻이다. 이건 근본적으로 모순이다. 남북한 모두 통일을 바란다. 그래서 통일이 안되면 위기가 발생하거나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 현상황을 유지하는 것은 중국에게 가장 불리하다. 현상황은 분열된 상태이고 두 나라로 분열되어 서로 통일을 원하는 상황인데 그러려면 다른 한쪽을 잡아먹는 방법밖에 없다. 그래서 전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계속 있을 수 밖에 없다. 한반도가 현상황을 유지할 수 없다면, 그러면 빨리 상황을 바꿔야 한다. 정직하게 말하자면 이미 많이 늦었다. 우리의 목표는 한반도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어야 하지 현상황을 유지하는 것이 되어선 안된다. “일대일로는 중앙아시아로 유럽으로 아프리카로 나가야 하는데 뒤에서 불이 나면 그게 어떻게 되겠는가. 만약에 남미에서 문제가 생긴다면, 미국이 어떻게 태평양에서 평화를 유지할 수 있겠는가. 먼저 본토로 돌아와 집안의 일을 먼저 해결해야 하는 법이다. 만약 우리가 이런 목표와 방침을 정했다면 그러면 다음 문제가 따라온다. 한반도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